개미에게서는 개미산(포름산 formic acid, 화학식으로 HCOOH)이 분비되는데 포름산은 아세트산보다 훨씬 산성이 강하여, 살균, 살충, 방충, 항균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이처럼 벌레를 깃털에 문질러 깃털 사이의 해충, 진드기, 곰팡이, 박테리아를 제거하는데 이런 조류의 행동을 앤팅(anting)이라고 부릅니다.(wikipedia 백과사전 참고)
셀프어노인팅(self-anointing)은 포유류인 고슴도치나 거미원숭이, 들쥐 등에서 나타나는 행동입니다.
어노인트는 종교적 의미에서 어떤 사람을 특정한 신분으로 임명할 때 기름을 붓는 의식을 말합니다.
여기에서 유래하여 오늘날 어노인트는 기름붓다, 임명하다, 지명하다 등의 뜻으로 사용되지요.
셀프어노인팅은 동물이 자기 주변 환경에서 얻은 물질의 냄새를 자기 몸에 스스로 묻히는 행동을 말합니다.
영국식 영어에서는 거품바르기(self-lathering)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포유동물들이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신분이나 서열, 나이를 나타낸다고 하고, 어떤 동물은 향수나 방향제처럼 사용하기도 한다고 주장합니다만,
아직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고슴도치의 셀프어노인팅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1. 주변 환경의 냄새를 자기 몸에 묻혀서 환경과 동화됨으로써 자기 냄새를 감추고 포식자들을 피한다.
=> 이건 좀 아닌 것 같네요. 왜냐하면 고슴도치는 주로 특이하고 낯선 맛이나 냄새를 몸에 묻히는데 그러면 이질적인 냄새 때문에 오히려 더 포식자들의 후각에 쉽게 노출되거든요.
2. 낯설고 특이한 맛이나 냄새, 즉 자극적인 잠재적 독성 물질을 자기 가시에 발라서 포식자들에게 위협을 주려고 한다.
=> 이것 역시 실험 연구에 의하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고슴도치가 독침을 쓰는 동물도 아니고, 음식물에서 얻은 맛이나 냄새물질이 독이 될 가능성도 희박하지요.
3. 새로운 맛이나 냄새가 감각 수용체를 지나치게 자극하여 감각에 과부하가 걸릴 경우, 혀나 코 끝에 묻어있는 냄새를 빨리 지워버려 감각을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다.
=>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고슴도치는 시력은 나빠도 후각은 잘 발달되어 있지요. 그래서 낯설고 자극적인 맛이나 냄새에 의해 감각이 둔해지면, 주변 환경의 냄새를
빨리 간파하기 어렵게 되니까요. 사람들도 음식 맛을 비교할 때에는 혀의 감각을 중립상태로 되돌리기 위해서 식빵 한 조각을 먹어 기존 맛과 냄새를 지우곤 하지요.
하지만, 그렇게 자극이 강하지 않은 맛이나 냄새에 대해서도 고슴도치가 셀프어노인팅 행동을 보일 때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미각, 후각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하기는 어렵겠네요.
이 외에도 국내 고슴도치 웹사이트 문서 중에는 고슴도치가 냄새를 기억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글도 있는데 이것 역시 근거가 희박합니다.
왜냐하면 냄새는 휘발성이 있어서 날아가 버리며, 또한 고슴도치의 바늘에 냄새를 보관하거나 저장하는 기능이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도 없기 때문입니다.